가이드라인

한인교회차세대사역위한 가이드

CKSB 0 5,100 2019.01.31 19:14

차세대 사역위한 가이드라인

미주 한인교회와 다음세대 사역에 관한 고찰 

 -허종수

 

<1부> 


대한제국의 공식적인 모집과 지원 아래 1903년 하와이로 첫 이민을 온 미주 한인의 역사는 여러 사회학자들이 구분하는 이민 역사의 주요 단계를 거치며 미주 땅에 계속 유입된 과정을 보여준다. 이주민의 동기는 보다 나은 삶을 개척하고자 하는 강렬한 동기와 더불어 이전의 삶의 자리에서 겪는 고난이나 핍박을 피해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인들의 이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각 민족의 거주의 경계를 정하신 분이시기도 하지만(행17:26) 동시에 “그를 힘입어 살며 기동하며(이주하며) 존재하게” (행17:28)하시는 분이시라고 말씀한다. 구약과 신약, 그리고 교회의 역사는 이주민을 통한 하나님의 선교 (Missio Dei)를 드러낸다. 따라서 한인 이주민의 이동은 표면적으로는 단지 사람의 계획 속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이면에는 하나님의 구속 계획과 맞물려 돌아간다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 단적인 예가 미주 한인들의 교회 개척의 역사이다. 한인들은 하와이를 필두로 크게 보면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뉴욕, 시카고, 달라스, 휴스턴, 아틀란타 등의 순서대로 한인교회를 개척했다. 모 신문사의 2015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 외의 지역에 있는 한인교회가 5880개 인데, 이중 미주에만 4251개의 한인교회가 있다고 한다 이중 1/5 가량은 미주한인 남침례회에 소속된 교회들이라고 볼 수 있다. 한인교회들은 한인이주민들이 응집할 수 있는 사회적 회집 장소의 기능도 했고, 동일한 문화와 언어를 지키고 싶어하는 이주민들의 필요에 부흥하며 기독교 신앙이 없었던 이들에게 신앙을 받아들일 수 있는 통로로 쓰임 받았다. 이주민들 중 이미 한국에서 그리스도인이었던 이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기도 했지만, 이민의 과정을 통해 기독교로 개종하는 비율이 추가되면서 미주 한인들의 기독교인 범위를 어느 사회학자는 심지어 70%까지 보기도 했다.  


 그 동안 한인 이주민의 지속적인 유입은 한인교회의 존립과 성장에 기여한 바가 크다. 하지만 이주민의 감소, 혹은 도시화의 영향으로 인해 한인들 역시 대도시에 집중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이로 인해 중소도시나 변두리 외곽 지역에 위치한 한인교회들은 자연스러운 수적 감소 내지는 성장의 정체를 경험하고 있고 심지어 한인중심의 교회로서 존립마저 위태로운 곳들도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러한 현상 속에서 한인교회들이 직면하고 있고 동시에 적극적으로 대안을 모색해야 할 사역 방향 중의 하나는 교단을 초월해 세대간의 신앙 계승이라는 과제이다. 이미 ‘조용한 출애굽(Silent Exodus)’라는 말이 존재하는 것처럼, 한인 2세들이 학업 이나 직업 상의 이유로 부모를 떠날 때 동시에 교회를 떠나 신앙생활을 하지 않거나, 혹은 미국 주류 교회 등으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정확한 통계를 낼 수는 없지만, 이들 중에는 이전에 어릴 적 한인교회에서 경험한 신앙의 추억을 그리워하며 한인교회로 돌아오는 경우도 일부 있다고는 한다. 


 미주 한인목회자들은 교회 규모와 상관없이 이미 피부로 한인 2세들의 상황들을 인지하고 있다. 한인 2세대, 혹은 다음 세대를 위한 한인교회의 과제를 논하기 전 중요한 전제는 한인이민자들의 부르심이 곧 하나님의 구속적인 목적(God’s redemptive purpose), 즉 선교적 부르심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다음 세대는 한인 1세대의 선교적 대상일 뿐만 아니라, 선교적 동력이 된다는 사실이 전제 되어야 한다. 한인 2세가 한국 문화와 한국어를 1세대와 공유하는 범위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선교는 타 문화권과 타 언어권에 속한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체의 과정이다. 따라서 한인 2세 중 선교 대상이 되는 이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일 뿐만 아니라, 1세대 목회자들이 대체로 기대하듯, 서구 문화와 영어에 익숙한 2세대가 가지고 있는 복음을 위한 소통의 잠재력 역시 선교적 측면에서 큰 가능성이기도 하다. 


<2부> 

 

  미주 한인교회가 다음 세대 사역에 기대할 수 있는 큰  틀 두 가지 중 첫 번째는 2세 사역자들 중 문화와 인종을 초월한 다민족(multiethnic)교회 개척을 권유하고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한인 1세대 사역은 여전히 한국에서 미국으로 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찾아오는 유학생들로 인해 채워질 수 있다. 물론 인근에 신학교가 여러개 있어도, 교회에 따라 신학공부를 하고 있는 부서 사역자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담임 목회지가 나면 언제든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는 졸업생 혹은 졸업을 앞두고 있는 사역자들이 미주에는 여전히 많이 있다. 


 문제는 다음 세대이다. 한인 2세들 중에는 1세대 교회의 분위기나 문화적 차이로 인해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이들을 무작정 1세 교회에 붙잡아두려고 하기 보다는 2세들의 동일문화권 공동체를 권유해줄 필요가 있다. 1세대는 신앙보다는 인종적 동질성을 공동체성의 중요한 특징으로 여기지만, 2세대는 그 반대이다. 사회학자들은 다민족 교회의 기준을 특정 민족이 전체 회중의 80 퍼센트를 넘지 않는 것으로 잡는다. 텍사스 지역에서 다민족 교회를 구성해서 모든 족속을 제자 삼으라는 지상 사명을 성실하게 감당하고 있는 교회들이 여럿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교회가 달라스 지역에서 Ray Park 목사가 이끄는 Journey of Faith 교회이고, 다른 하나는 휴스턴에서 Eric Shin 목사가 이끄는 New Life Fellowship 교회이다. 이 두 교회의 공통점은 지상사명에 초점을 맞춘 다 인종 교회를 지향한다는 점이며 구성원 역시 교회가 지향하는 비전에 의해 형성되어 있다. 


 미주 한인교회가 다음 세대 사역에 기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모델은 한인교회(KM) 안에 자리잡은 영어권 사역(EM)의 강화이다. 달라스 지역의 뉴송 교회 안에서 EM 청소년 사역을 맡고 있는 Ben Yee 목사는 자신의 비전을 한인 1세대와 다음 세대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에 두고 있다. EM 사역은 소수의 영어권 회중이 모인 곳이라도 꼭 필요하지만, 여전히 사역자 수급의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는 본 글의 범주에서 벗어난다. 


 이외에 한인교회를 위한 몇 가지 제안으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첫째, 위에서도 밝혔듯이 선교적 관점에서 보면 한인교회라는 틀은 지역의 상황과 변화에 따라 다민족 교회로의 전환도 고려해볼 만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다 인종 그룹 지도자들과 지역적 협력을 모색해 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2세 예비 사역자들과 적극적이고 정규적인 멘토링의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다. 1세대의 열정과 도전정신이 2세대의 문화적 적응성과 합해질 때 맺게 될 시너지를 기대해야 한다. 필자는 월 1회 영어권 사역자와 정규적으로 아침 시간을 이용해 이런 기회를 갖고 있다. 사실 한인 1세대 목회자가 나눌 수 있는 한국 교회 역사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너무도 많다. 이런 만남에서 한인 1세대 사역자는 나이 차이를 불문하고 권위적인 자세나 혹은 위계 질서를 은근히 내비치는 모습을 삼가 하며 2세 사역자들과 함께 나누고 배우고자 하는 상호 멘토링의 자세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한어권 사역자와 영어권 사역자 간의 정기적인 소통의 장을 통해 이해와 협력을 도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Ray Park 목사가 주도하는 코넥스트 심포지움이 좋은 예이다. Ray Park 목사는 코넥스트의 목표를 크게 세 가지로 설정한다: 1) 1세와 2세 그리고 하나님의 계획에 대한 것을 코넥스트 컨퍼런스 및 심포지엄 형식의 모임을 통해 알리는 것; 2) 한인 1.5세 2세 신학생들을 멘토링과 장학금으로 돕는 일; 그리고 3) 고등부에 있는 리더 격 학생들을 훈련시키는 수련회. 


 넷째, 이미 코넥스트의 목표에서 드러났듯이, 한인 1.5세 2세 신학생들을 위한 장학 사역이 필요하다. 보다 편안한 삶과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이민자들의 속성 속에 젊음을 복음 사역을 위해 헌신한 다음 세대 사역자들은 너무도 귀한 존재들이며, 미주 한인교회의 열매이자 미래이기도 하다. 이들을 멘토링과 장학금으로 격려하는 것이 곧 선교적 실천이기도 하다. 


 짧은 글을 통해 미주 한인교회와 다음 세대에 관한 방향을 간단히 살펴보았다. 필자는 이 소고를 통해 다음세대를 위한 한인교회들의 준비에 대해 큰 틀 두 가지 즉, 다민족 교회 형성 및 한인교회 내의 영어권 사역의 강화를 고찰했다. 아울러 다음 세대를 위해 한인교회가 할 수 있는 실천들을 제안했다. 이 글이 미주 한인 교회들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의 결과가 아닌 것과 필자의 경험과 연구에 지역적인 한계가 있음을 인정한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그 동안 여러 지역의 미주 한인 목회자들과 인터뷰 및 대화를 참고할 때, 이 글이 반드시 한 개인의 주관이나 지엽성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끝으로 본 원고에서 밝힌 대부분의 내용들은 연구 자료에 근거한 것이며 지면 관계상 별도로 각주를 하지 않았음을 밝힌다.     


필자 소개: 2004년 포트 워스에 한마음교회 개척 및 현 담임 목사 

          D Min (Fuller TS), PhD 과정 중(Southwestern BTS)


*첨언: 

 1. 위 내용에 관한 토론이나 발전적 제안, 혹은 질문이 있으시면 필자의 이메일이나 전화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jongsuheo@hotmail.com   682-365-4651


2. 다음세대 사역에 관한 문의 사항이나 협력을 원하시는 분은 영어목회부 박레위 (Ray Park) 목사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연락처는 총회 수첩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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